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없는 커다란 돌덩이가 공중에 떠있습니다. 외계에서 온 '콘택트렌즈'를 닮은 이 물체는 특별한 모양이 아님에도 왠지 모르게 소름 끼치며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 외계에서 온 비행 물체로 인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컨택트, 과학 영화이자 문학영화
영화의 시작은 언어학자인 루이스(에이미 아담스)박사가 자신의 딸과 놀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행복해 보이는 모녀지만 곧 딸이 병들어 죽게 되고 루이스가 슬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장면이 바뀌어 루이스가 대학에 강의를 하러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강의실에서 루이스는 전 세계에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가 출현했다는 뉴스 속보를 듣게 되고 그로 인해 학교에 비상벨이 울리며 수업은 강제로 끝나게 됩니다. 루이스는 집으로 돌아와 이 외계 비행 물체에 대한 뉴스를 봅니다. 얼마 후 루이스가 다니는 대학교로 갑자기 미 육군 장교인 웨버(포레스트 휘태커) 대령이 찾아옵니다. 그는 언어 해석 분야의 최고 박사인 루이스에게 외계인의 언어를 해석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외계인들의 소리를 녹음한 녹음기를 틉니다. 이를 들은 루이스는 녹음 파일만으로는 알 수 없다며 외계인과 직접 대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웨버 대령은 그럴 수 없다며 떠납니다. 다시 장면이 바뀌고 한밤중에 웨버 대령이 헬리콥터를 타고 루이스의 집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루이스에게 외계 비행 물체가 있는 곳인 몬태나 주로로 가자고 합니다. 루이스는 급하게 짐을 챙겨 나오고 몬태나 주로 가는 헬리콥터에서 이론 물리학자인 이안(제레미 레너)을 만나게 됩니다. 몬태나 주에 도착한 루이스와 이안은 외계 비행 물체(쉘)를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루이스와 이안은 18시간마다 열리는 외계 비행 물체의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루이스는 문어와 비슷하게 생긴 외계 생물체를 만나게 됩니다. 루이스는 언어학자답게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화이트보드에 'HUMAN'이라는 글자를 적어 외계 생물체에게 보여주고 외계 생물체가 이에 반응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외계 생물체와 인간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컨택트에서 말하는 언어에 대하여
영화의 홍보물만 보면 이 영화는 단순한 SF 영화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감상하면 이 영화는 단순한 SF 영화가 아닌 언어에 대한 영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외계인과의 전쟁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 외계인이 나오지만 그들과 싸우기보다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문자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루이스가 외계 생물체와 소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단어를 화이트보드에 적어 외계 생물체에게 보여주었을 때 외계인들은 자신들의 문자를 보여주어 소통하고자 합니다. 루이스는 언어 학자답게 외계인들의 문자를 해석하기 시작하고 조금씩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게 됩니다. 영화의 대사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생각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학설이 있다." 루이스는 자신이 외계 문자를 배우고 있으니 자신도 그들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지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현실이 됩니다. 이렇듯 이 영화는 외계 '생물체의 존재'보다 '외계 생물체의 언어'에 더욱 집중합니다. 영화 속 전 세계에는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가 떠 있었지만 외계 생물체의 언어를 이해하고자 했던 루이스 일행이 가장 빠르게 외계인들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이 모습을 보면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컨택트 영화 감상 후 느낀 점
이 영화는 SF 영화이지만 독특하게도 과학보다는 문학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외계인이 등장하긴 하지만 외계인보다 그들의 언어와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화이며 이 과정을 통해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만약 포스터와 장르만 보고 화려한 SF 영화를 기대하고 보신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드니 빌뇌브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본다면 분명 감명 깊게 보실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도 테드 창의 소설인 <네 인생의 이야기>라는 원작을 기초로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굉장히 심오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외계인의 언어를 이해함에 따라 루이스가 미래를 알 수 있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저는 언어의 힘이 이 정도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문명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서양과 동양의 생각이 나 철학이 다른 이유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 언어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단순히 언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생각을 하게 해준 드니 빌뇌브 감독에게 고마운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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